신임 지점장 확인과정서 들통…'한인은행 신뢰추락' 우려
한인은행 직원들이 공모해 금고에서 현금을 빼내 유용한 것으로 드러나 금융가가 충격에 휩싸였다. 최근들어 한인은행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터진 이번 사건은 특히 장기간에 걸쳐 돈을 빼냈고 액수도 수십만달러에 달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새한은행은 지난 8일 본점 간부 1명과 사건이 난 지점의 오퍼레이션 오피서와 금고 텔러 등 3명을 최소한 50만달러 이상의 금고속 현금을 유용한 책임을 물어 해고했다. 은행측에 따르면 이들 3명은 2000년 초 같은 지점에서 함께 근무해오면서 친분을 쌓은 사이로 오래 전부터 금고속에 보관된 현금을 임의로 사용해왔다. 이가운데 본점 간부 직원은 최근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 거액을 빼내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7월 새로 부임한 문제 지점의 지점장이 금고에 보관중인 현금액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신임 지점장은 기록된 것에 비해 보관중인 현금이 크게 부족한 것을 발견하고 본점에 확인을 요청했고 지난 8일 오전 본점차원에서 불시 조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은행측은 사실 확인과 동시에 관련자 3명을 바로 해고조치했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잠깐씩 현금을 빼내 쓰고 다시 메우는 방법을 계속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돈 액수가 점점 크게 불어나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 직원이 금고속 현금에 손을 대는 것은 연방범죄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며 강력한 입장을 보였다. 또 "은행과 다른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감사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은행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고된 당사자들은 유용한 현금에 대해 조속히 은행측에 반환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은행의 현금관리 규정에 따르면 직원이 공금을 횡령할 경우, 먼저 금융범죄조사국인 FINCEN에 보고토록 되어 있으며, 사건 규모에 따라 FBI가 개입할 수도 있다. 은행권은 지난 해 말 한미은행의 렌초쿠카몽가 지점 금고에서 7만달러가 없어지고 얼마전엔 윌셔은행 랜초쿠카몽가 지점에 도둑이 들어 금고에 있던 50만달러를 털어간데 이어 다시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또 금고 사고냐”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연이은 사건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전체 한인 은행권에 대한 신뢰추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유용훈 기자